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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건 대표님의 Carrying Capacity 강의, 이의 있어요!

잘못된 전제들이 깔려 있어서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승건 대표님의 Carrying Capacity 강의, 이의 있어요!

Carrying Capacity 개념... 위험한 것 같아요. 비판적으로 들어야 합니다.

최근 몇 달 동안 개인적인 사정으로 휴식기를 갖고 있어서 스타트업 업계 소식도 거의 접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어제 오랜만에 스타트업 분들을 만나니 토스 이승건 대표님이 PO 세션에서 설명한 Carrying Capacity 개념이 엄청 화제가 되어 있더군요. 어떤 분들은 엄청 열광하면서 SNS에 공유하기도 하고, 어떤 분들은 뭔가 이상한데 뭐가 이상한지 딱 찝어서 얘기하기 어려워하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영상을 꼼꼼히 들여다 봤습니다. 분명히 마지막에 결론적으로는 좋은 말씀을 하시는 것 같은데 (새로운 프로덕트를 만들어서 신규 유저를 유입시키고, 프로덕트를 개선해서 리텐션을 개선해야 한다. 아무리 Paid Marketing을 쏟아부어 유저를 획득하더라도 Churn이 높으면 결국은 그렇게 획득한 유저들이 빠져나가게 되기 때문에 건강하지 않은 성장이다 등등...) 중간에 설명하는 부분들에서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왜냐면, 이승건 대표님이 영상에서 말씀하시는 몇몇 전제들(잘못되거나 현실적이지 않은 전제들인데, 그런 전제들이 이 강의의 토대가 되고 있습니다)은 자칫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면 스타트업을 하는 분들, 프로덕트를 만드는 분들이 잘못된 결론을 내리기에 딱 좋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하기에 이 강의에 깔려 있는 어떤 전제들이 어떻게 잘못되어 있는지, 풀어서 얘기해 보려고 합니다.

🙋🏻‍♂️
들어가기 전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말씀드리면, 저는 이승건 대표님이 굉장히 존경스러운 창업가라고 생각합니다. 이승건 대표님 개인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강의 내용에 대한 비판으로 받아들여 주시길 바랍니다.

글을 쓰기 전에도 고민했던 것이, '이미 결과로, 실적으로 증명한 창업가의 이론을 반박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존경스러운 창업가의 말이라 하더라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기보다는, 한 번 더 비판적으로 생각해 보고 옥석을 가려야 의미가 있다는 생각에 용기 내어(!) 글을 발행합니다.

잘못된 전제 1. 궁극적으로 MAU 수가 결정되는 데는 '들어오는 유저'와 '나가는 유저' 두 가지 요소 이외에는 아무 것도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라는 전제

5분 5초쯤부터 나오는 설명인데요 (https://youtu.be/tcrr2QiXt9M?t=305)

호숫가의 물이 우리의 월 활성 유저 수인 겁니다. 소위 MAU라고 하죠. 그래서 매달 우리가 넣어 주는 유저의 수와 매달 이 MAU의 퍼센트로 일정하게 나가는 유저 수의 비율에 따라서, 이 크기가 얼마가 될지가 결정된다는 거죠.

이게 굉장히 충격적인 개념입니다. 왜냐 하면, 이 Carrying Capacity가 결국 이 물의 양을 결정하고, 이 물의 양이 결정되는 데는 이 두 가지 요소, 들어오는 것과 나가는 것 외에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거죠. 그게 핵심입니다.

즉 Total Customer는 New Customer, 오늘 들어온 새 유저와 오늘 나간 유저 수, 단 두 가지 요소에 의해서만 영향을 받는다는 겁니다.

"Total Customer는 New Customer, 오늘 들어온 새 유저와 오늘 나간 유저 수, 단 두 가지 요소에 의해서만 영향을 받는다." 이게 이 강의의 핵심 전제로 보입니다. 이승건 대표님은 '충격적이다'라는 표현까지 쓰셨는데요. 그런데 조금만 생각해 보면, Total Customer에 영향을 끼치는 엄청나게 중요한 요인이 더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시장의 크기'가 정말 중요한 요인입니다.

그것은 바로 시장의 크기입니다. 여기서 제가 말하는 시장의 크기는 '우리 프로덕트를 사용할 만한 사람, 잠재 고객이 세상에 몇 명이나 있는가'의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스타트업이 프로덕트를 출시하고 첫 1개월 운영을 해 보니 매주 7,500명 신규 유저가 유입되고, 전체 사용자 중 매주 이탈하는 비율이 1%라고 해 보겠습니다. 그래서 이 강의에서처럼 Carrying Capacity 값을 75만 명이라고 도출한다고 해 보겠습니다.

만약 이 팀이 이승건 대표님의 강의를 열심히 들었다면 '우리 프로덕트의 기본 체력은 75만 명이겠구나, 그럼 이승건 대표가 말한 것처럼 가만히 있어도 75만 명까지는 올라가겠네' 하고 생각할 겁니다.

그런데, 만약 우리 프로덕트를 사용할 만한 사람이 세상에 10만 명 밖에 없으면 (다시 말해 시장 크기가 작으면) 어떻게 될까요? 어느 순간부터는 갑자기 매주 유입되는 신규 유저가 7,500명이 아니라 점점 줄어들거나 뚝 끊기게 될 겁니다. 그러면 이 팀은 당황을 하게 될 겁니다. '우리 Carrying Capacity, 우리 기본 체력이 75만 명인 줄 알았는데 왜 갑자기 인원이 줄지? 그 사이에 프로덕트가 나빠진 것도 아닌데.' 하는 식으로요.

(이 강의에서 이승건 대표님은 Carrying Capacity를 '기본 체력'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이렇게 수치가 휙휙 바뀔 수 있는 지표가 '기본 체력'이라고 표현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Total Customer 수를 결정하는 데는 시장의 크기가 엄청나게 큰 영향을 끼칩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타트업은 큰 시장을 타겟해야 한다는 (많은 사람이 느끼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해야 된다는) 말을 하기도 하는 거구요.

그래서 "Total Customer는 New Customer, 오늘 들어온 새 유저와 오늘 나간 유저 수, 단 두 가지 요소에 의해서만 영향을 받는다."라는 전제는 잘못된 전제입니다. 이 잘못된 전제를 토대로 도출하는 Carrying Capacity라는 개념도 그 토대가 약한 개념이구요.

잘못된 (암묵적) 전제 2. 신규 유저 수와 이탈률은 변수가 아니라 상수이다...라는 전제

영상의 9분 쯤부터 나오는 설명입니다. (https://youtu.be/tcrr2QiXt9M?t=542)

이승건 대표님은 '매일 들어오는 신규 유저 수가 7,500명이고 이탈률이 1%이면 75만 명까지 성장할 수 있다. 만약 이탈률이 0.1%이면 750만명까지 성장할 수 있다'라고 설명하셨는데요.

앞에서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성장 잠재력은 시장 크기(이 서비스의 타겟 사용자 수)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매일 들어오는 신규 유저 수가 7,500명이고 이탈률이 0.1%라고 하더라도, 이 서비스를 이용할 만한 사람이 전세계에 애초에 10만 명 정도만 있으면 750만 명까지 성장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시장 크기가 무한정 크다 하더라도 '매일 들어오는 신규 유저 수 OOOO명'과 '이탈률 O%'는 상수(고정된 값)가 아니라, 변수(계속해서 바뀌는 값)입니다. 무슨 뜻인지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저는 이 강의를 보면서 '신규 유저 수와 이탈률이 변수가 아니라 상수'라는 전제가 Carrying Capacity 개념 뒤에 암묵적으로 깔려 있는 중요한 전제 중 하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왜냐 하면 '우리 서비스는 결국 75만 명이라는 평형점에 도달할 것이다'라는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1) '매일 들어오는 신규 유저 수는 7,500명으로 계속 유지될 것이다(=신규 유저 수는 변하지 않는 수, 즉 상수이다)'라는 전제가 참이어야 하고,
2) '이탈률은 1%로 계속 유지될 것이다(=이탈률 역시 변하지 않는 상수이다)'라는 전제가 참이어야 하니까요.

두 전제가 모두 참이어야만 결론이 참이 됩니다. 둘 중 하나라도 틀리면 결론도 틀리게 되죠. 그런데 조금만 생각해 보면 두 전제 모두 현실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신규 유저 수: 계속 변화합니다. 상수가 아닙니다.

먼저 신규 유저 수에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시장이 작으면 결국에는 시장이 포화됩니다. 우리 서비스를 사용할 만한 사람이 전세계에 10만 명인데, 매일 7,500명씩 신규 유저가 들어온다면 14일 뒤에는 더 이상 유입될 신규 유저가 남아있지 않습니다. 유입될 만한 사람은 전부 유입되었으니까요! 이러면 유입되는 신규 유저 수는 14일 뒤에는 0명이 되겠죠. (이해를 돕기 위해 단순하게 설명했습니다. 현실 세계에서는 매일 7,500명씩 균일하게 들어오지 않고, 점차적으로 신규 유저 수가 감소하게 되겠죠.)

굉장히 큰 시장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매일 들어오는 신규 유저 수가 7,500명으로 고정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어떤 서비스는 초반에 입소문을 타서 신규 유저 획득을 어마어마하게 하다가 나중에는 시들해져서 신규 유저 획득이 감소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럴 경우, 프로덕트 출시하고 첫 달 입소문의 덕을 보는 시기에는 '매일 들어오는 신규 유저 수가 7,500명이고 이탈률은 1%니까 우리 서비스의 기본 체력은 75만 명이다'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입소문의 덕을 보지 못한 둘째 달에는 '앗, 우리의 기본 체력이 75만 명인 줄 알았는데, 이번 달에 매일 들어오는 신규 유저 수가 3,000명이고 이탈률은 1%인 걸 보니 우리 서비스의 기본 체력은 30만 명이다'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이 강의에서 이승건 대표님은 Carrying Capacity를 '기본 체력'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이렇게 수치가 휙휙 바뀔 수 있는 지표가 '기본 체력'이라고 표현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신규 유저 획득 수 자체가 시시각각 변할 수밖에 없는 변수이기 때문에, Carrying Capaicty도 그렇게 시시각각 변할 수밖에 없는 지표입니다. 이런 지표를 '기본 체력'이라고 부르며 의사결정의 중요한 근거로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이탈률도 계속 변화합니다. 상수가 아닙니다.

신규 유저 수만 변화하는 게 아니죠. 이승건 대표님은 10분 30초쯤부터 '이탈률을 계산하는 데는 제품을 런칭하고 길어야 두달, 짧게는 한 달 안에 정확히 계측할 수 있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실제로는 이탈률도 계속해서 변화합니다.

특히 스타트업이 만드는 프로덕트의 경우 대체로 출시 초반에 들어오는 유저들의 이탈률이 낮고(리텐션율이 높고), 이후에 들어오는 유저들의 이탈률은 점점 높아집니다(리텐션율이 낮아집니다).

왜냐면 초반에 들어오는 유저들은 그 프로덕트를 정말 원하고, 그 프로덕트가 해결해 주는 문제를 강하게 느끼는 사람들일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미 열정적으로 사용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인 거죠. 나중에 들어오는 유저들은 그만큼 열정적인 사용자들이 아니구요. 실제로 오랫동안 어떤 프로덕트를 운영해 보신 분들은 다들 초반에 획득한 유저들에 비해 나중에 획득한 유저들의 리텐션율이 낮은 것을 경험해 보셨을 겁니다.

물론 시간이 지날수록 프로덕트가 눈에 띄게 개선되는 경우, 프로덕트 출시 초반보다 오히려 이후에 제품이 개선되면서 획득한 유저들의 리텐션율이 높아질 수도 있습니다. 일부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가 있는 프로덕트의 경우, 사용자 수가 많아질수록 프로덕트의 가치도 높아지기 때문에 출시 초반보다 나중의 리텐션율이 높아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참고 자료: https://articles.sequoiacap.com/two-sided-marketplaces-and-engagement) 하지만 이런 경우에도 리텐션율(리텐션율을 뒤집으면 이탈률이 되죠)은 상수가 아니라 변수입니다.

'신규 유저가 상수'라는 전제도 거짓, '이탈률이 상수'라는 전제도 거짓. 그럼 두 전제에 기반해서 도출한 결론도...

매일매일 획득하는 신규 유저 수도 고정된 상수가 아니고, 이탈률도 고정된 상수가 아닙니다 그러니까 Carrying Capacity 값도 시시각각 변하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지표를 '기본 체력'이라고 부르며 의사결정의 중요한 근거로 사용하면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일시적으로 신규 유저 획득이 잘 되고 이탈률이 낮은 시기에는 '우리 프로덕트의 기본 체력이 굉장히 높으니까 (이승건 대표님 말대로) 아무 것도 안 해도 75만 명까지는 도달할 거야'라는 식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이렇게 팀이 상황을 잘못 읽고 스스로를 과대평가하는 것도 좋은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되지 않고요.

반대로 일시적으로 신규 유저 획득이 주춤하고 이탈률이 높은 시기에는 '우리 프로덕트의 기본 체력이 낮으니까 더 해 봤자 소용 없어. 빨리 다른 아이템으로 피봇해야겠다'라고 잘못된 결론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 또는 실제로는 프로덕트에는 문제가 없고 고객 획득 방안에 집중하면 성장할 수 있는 상황인데도, '이렇게 Carrying Capaicty가 낮은 것은 프로덕트 문제 때문이야. 고객 획득은 제쳐 두고 프로덕트 개선에 올인하자' 하는 식의 잘못된 결론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 이것 역시 팀이 좋은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잘못된 (암묵적) 전제 3. Paid Marketing은 지속 가능하지 않은 유저 획득 방법이다...라는 전제.

6분 43초쯤에 나오는 장면인데요, (https://youtu.be/tcrr2QiXt9M?t=403) 이승건 대표님은 이 영상에서 여러 차례 '마케팅, 광고가 제외된'이라는 표현을 쓰십니다. 아마 'Paid Marketing을 제외한다'라는 뜻으로 하신 말씀으로 생각합니다.

원본 아티클에서는 좀 다르게 얘기하던데...

그런데 마케팅, 광고를 왜 제외하시는 걸까요? Carrying Capacity 개념을 처음 제안한 아티클(이승건 대표님이 초반에 던지는 질문들이 나온 글)에서는 그렇게 얘기하지 않는데요.

이 아티클입니다. https://keithschacht.medium.com/web-and-mobile-products-understanding-your-customers-d8ee1e56b5a3

At this point, every day you know how many customers you gained, how many you lost, and how many total you currently have. With this data you can now calculate your carrying capacity.

Lets say you have 400 new visitors each day (i.e. from Adwords or Facebook Ads) and 50 of them turn into new customers; and of your current customers you lose lose 1% of them each day. Your product will continue to grow until you reach 5000 customers and then it will stop. Why? Because the # of customers you add each day is mostly independent of your total audience size, whereas the # of customers you lose each day will steadily increase until you’re losing the exact same number of customers you gain each day. At this point you plateau.

Once you have reached this equilibrium state, if you increase your daily ad spend so you’re acquiring 75 new customers each day you’ll start growing again until you reach 7,500 total customers then you’ll stop. And conversely, if you keep your # of new customers the same but figure out how to get your daily loss to 0.66% you will also grow to 7500 customers and then level off.

읽어 보시면, 이 아티클에서는 Carrying Capacity 지표를 계산할 때 이미 페이스북 광고, Adwords 등 Paid Marketing을 통해 획득한 사용자 수를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음... 물론 'Carrying Capacity 원본 아티클이 이렇게 얘기하기 때문에 Paid Marketing을 포함시키는 게 맞는 거야!' 라고 주장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조금 다른 각도로 얘기를 전환해 볼게요.

영상의 11분 10초쯤부터 나오는 설명입니다. (https://youtu.be/tcrr2QiXt9M?t=673)

현재 MAU가 70만인데, Carrying Capaicity가 75만입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면 광고를 해야 될까요? 안 하는 게 낫겠죠. 왜냐하면 Carrying Capacity에 도달할 때기까지 5만 명의 유저가 남았습니다. 광고를 하지 않아도 MAU는 자연스럽게 75만명까지 늘어날 겁니다.

아무런 돈을 쓰지 않아도 결국은 늘어나요. 왜? 생태 한계 이론에 따라서 유입과 유출의 비율이 결국 75만에 도달하게 만들 것이기 때문에 이때 광고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데 광고를 만약에 75만이 우리 Carrying Capacity인지 모르고 70만일 때 광고를 해버렸어 그럼 어떻게 될까요? 그래서 이제 100만이 됐어요 MAU가. 마지막처럼.

그런데 Carrying Capacity는 여전히 75만이에요. 왜? 우리 제품은 여전히 하루에 들어오는 기본적인 체력이 변하지 않았다. 제품을 바꾸지 않았다고 가정했을 때 그런 거죠. 그럼 MAU는 어떻게 될까요. 그대로 내려가게 됩니다. 100만의 MAU는 그대로 떨어져서 75만이 될 때까지 내려오는 거죠.

왜냐하면 100만이라고 해볼까요. 100만. 그리고 아까 1%씩 잃는다고 했죠. 그리고 7500명씩 들어온다고 했죠. 그럼 들어오는 건 7500명인데 나가는 건 1%니까. 만 명이죠. (...) 결국은 75만명이 될 때까지 계속 유저는 빠져나가게 됩니다. MAU는 결국은 다 유실돼서 75만까지 내려오죠.

요약하자면 'Carrying Capaicity가 75만 명이면, 광고를 해서 MAU를 100만 명으로 끌어올렸다고 하더라도 나중에 광고를 중단하게 되면 결국 75만 명으로 돌아오게 된다'라고 설명합니다.

음... 맞는 말씀이죠. 신규 유저가 매일 7,500명씩 꾸준히 들어오고 일 이탈률이 1%로 꾸준히 유지된다면 (앞에서 이 두 가지 조건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말씀드리긴 했지만), 그 상황에서 광고를 중단한다면 당연히 75만 명이 되는 거죠. 그런데 왜 광고를 중단해야 되는 건가요?

여기에는 'Paid Marketing은 지속 가능하지 않은 고객 획득 방법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중단해야 한다'라는 암묵적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저는 이 전제가 현실적이지도 않고 유용하지도 않은 전제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회사들이 Paid Marketing을 주된 고객 획득 방법으로 사용합니다. 고객 획득비용(Customer Acquisition Cost)을 상쇄하고도 충분히 남을 만큼 고객 생애가치(Customer Lifetime Value)가 높다면, 다시 말해 광고비를 쓰는 것 이상으로 고객들이 돈을 쓰기 때문에 수익이 난다면, Paid Marketing은 충분히 지속 가능한 훌륭한 고객 획득 방법입니다. Paid Marketing을 잘해서 유저 수를 100만, 1,000만 명으로 크게 증가시킬 수 있는데 굳이 '우리의 Carrying Capacity는 75만 명이니까 광고 해 봤자 소용 없어. 그만 두자' 할 이유가 없는 거죠.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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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전제 1. 궁극적으로 MAU 수가 결정되는 데는 '들어오는 유저'와 '나가는 유저' 두 가지 요소 이외에는 아무 것도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라는 전제

-> MAU 수가 결정되는 데는 시장 크기가 엄청나게 큰 영향을 끼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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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암묵적) 전제 2. 신규 유저 수와 이탈률은 변수가 아니라 상수이다...라는 전제

-> 신규 유저 수도 계속 변하고, 이탈률도 계속 변합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두 가지 변수를 기반으로 계산하는 Carrying Capaicty 역시 시시각각 변하는 지표입니다. '기본 체력'이라고 할 만큼 안정적인 지표가 아닌 거죠. 이걸 근거로 의사결정을 하면 잘못된 판단을 하게 될 위험이 큽니다. 
🤔
잘못된 (암묵적) 전제 3. Paid Marketing은 지속 가능하지 않은 유저 획득 방법이다...라는 전제.

-> Paid Marketing 역시 지속 가능한 유저 획득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Paid Marketing을 잘 이용하면 이승건 대표님이 말하는 Carrying Capacity 이상으로 유저 수를 끌어올리고 계속 유지할 수 있습니다. 

2022년 6월 14일 덧붙이는 글

이 글의 취지를 다시 한 번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저는 이승건 대표님의 강의에서 이런 두 가지 주장을 읽었습니다.

하나는 '신규유저수와 이탈유저수 두 가지 지표만 있으면 미래에 도달할 유저수(평형점)를 쉽고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라는 주장입니다.

이 Carrying Capacity가 결국 이 물의 양을 결정하고, 이 물의 양이 결정되는 데는 이 두 가지 요소, 들어오는 것과 나가는 것 외에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거죠. 그게 핵심입니다.

다른 하나는 '그렇게 예측된 미래의 평형점은 우리가 무슨 노력을 하지 않더라도 실현될 것이다. 그건 정해진 미래다'라는 뉘앙스로 받아들일 수 있는 주장입니다.

현재 MAU가 70만인데, Carrying Capaicity가 75만입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면 광고를 해야 될까요? 안 하는 게 낫겠죠. 왜냐하면 Carrying Capacity에 도달할 때기까지 5만 명의 유저가 남았습니다. 광고를 하지 않아도 MAU는 자연스럽게 75만명까지 늘어날 겁니다.

아무런 돈을 쓰지 않아도 결국은 늘어나요. 왜? 생태 한계 이론에 따라서 유입과 유출의 비율이 결국 75만에 도달하게 만들 것이기 때문에
🙋🏻‍♂️
덧: 물론 이승건 대표님이 드신 예에서처럼 현재 MAU가 70만 명이고, 매일 7500명이 유입되고, 매일 1%가 이탈하는 상황이라면 75만 명 평형점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긴 하죠. 70만에서 75만으로 가는 비교적 짧은 시간 사이에 외부 조건과 상황이 크게 변화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참고로, 계산해 보면 매일 1% 이탈하고 7,500명이 유입되는 상황이라면 70만에서 시작해서 75만으로 가는 데도 1,000일 이상, 거의 3년 가까이 걸리지만... 이건 그냥 숫자 놀음이니 크게 중요하진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잘못하면 '미래에 우리가 도달할 유저 수를 쉽고 정확하게 계산해서 예측할 수 있다'라고 받아들일 위험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생태 한계 이론에 따라서 유입과 유출의 비율이 결국 75만에 도달하게 만들 것이기 때문에"라는 말을 그렇게 받아들이게 될 위험이 크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두 가지 주장을 이승건 대표님이 강의에서 하시는데, 저는 이건 현실의 복잡성을 반영하지 않은 결정론적인 사고라고 생각했습니다. 현실에서는 조건과 상황이 시시각각 바뀌기 때문에 그에 따라 미래의 결과도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는데, 두 가지 지표만 있으면 '확정적으로 정해진 미래'를 알 수 있다고 주장하시는 것으로 보였어요.

그런데 이승건 대표님 같은 존경 받는 창업가가 워낙 자신있는 태도로 강의하셔서 사람들이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일 위험이 크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스타트업 종사자들(성장 욕구가 높은)이 워낙 새로운 용어와 개념에 목말라 있는 상황에서 이승건 대표님 같은 분이 그런 개념을 제시했으니 더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일 위험이 크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스타트업 대표들 중 일부는 깊은 고민 없이 팀원들에게

우리 서비스 Carrying Capacity 한 번 계산해 봐!
왜 못해?
계산 못 하는 건 너네가 모자라서 그런 거 아냐?

하며 고통을 줄 게 너무 눈에 보였습니다. 😇 그래서 이 풍조에 브레이크를 걸고 한번쯤 비판적으로 생각해 보자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이 글에 관심을 가져 주신 점, 그리고 이 개념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분들이 많아진 점에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2022년 8월 21일 업데이트: 이승건 대표님의 답변

이승건 대표님이 이 글에 대한 의견을 영상으로 남겨 주셨습니다. ('이의 있어요'에 이의 있으시다고 하시네요 ㅎㅎ) 아래 유튜브 영상의 9분 42초부터 나옵니다. 긴 시간 할애하셔서 영상에 답변 남겨 주신 이승건 대표님 감사합니다!

(2024.05.12 업데이트: PM/PO들에게 필요한 기반 지식을 꾹꾹 눌러 담은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해서 강의를 살펴보실 수 있어요.)

시작하는 PM/PO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모든 것 | 김민우 - 인프런
김민우 | 프로덕트 매니저(PM/PO)로서의 전문성을 키우고 싶은 분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모든 것을 꾹꾹 눌러 담았습니다., ‘물경력’ 또는 ‘잡부’가 아닌, 전문성 있는 PM/PO 되기프로덕트 매니저(PM/PO)는 고유의 전문성을 제품 조직에 기여할 수 있는 직군입니다.…